이 태평환은 내가 소장하고 있는 야생태평환 중 가장 어리고 왜소한 놈이다.
웅장한 넘들 사이에서 늘 볼품이 없었다.
어쩌면 내가 미워했을지도 모른다.
하지만,
전설로만 듣던 그 아름다운 화려한 꽃대를 내 미는 것을 보고 다시 보게 되었던 놈이다.
올 봄에 힘차게 내미는 새가시를 보며 벅찬 감동에 젖은 일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.
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이토록 화려한 태평환꽃을 감상하다니...
그 것도 장마철에 꽃대를 뽑아 올리고!
이 태평환은 올해만도 벌써 4번이나 꽃을 피웠다.
마치 "이쁜짓 많이 할테니 미워하지 말라!"는 메시지를 남기는 듯하다.
난을 배양하는 사람들은 1년에 두 번 술을 마신다고 한다.
첫번째는 신아(새로운 싹)가 나올 때 한 잔하고
두번째는 꽃이 필 때 또 한 잔!
선인장을 난에 비교하자면 새가시는 신아에 비유될 것이다.
이 태평환의 꽃대를 감상하며 술 한 잔으로 옛선인들의 풍류를 즐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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