주말농군

10월의 어느 멋진 날에...

pks0413 2009. 10. 22. 23:39

오늘은 저와 함께 10월의 어느 멋진 날 햇빛 반짝이는 들녘을 여행합니다. 

 

 황금빛 늘녘엔 먹을 것도 많답니다.

메뚜기회 드셔 보실래요?

"아~ "해 보세요! 지근지근 씹어서 드셔야 합니다. 어때요? 참 맛있죠?

헌데, 왜 인상은 찌푸려요?

 꿀 좋아하시죠? 저기 나무통에 꿀이 가득 들었답니다.

봉침 공짜로 맞고 맛있는 꿀 드셔 보실래요?

후유증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몸에는 참 좋답니다.

이그~ 몸에 좋다니까 욕심내면서 벌집 쑤셔놓고 다 맞으실려구요?

 자~ 여기서 좀 쉬었다 가세요!

제가 머리에 이 잡아 줄께요!

손톱밑에 때도 후벼 드릴까요?

어때요? 가을 햇살이 참 포근하죠? 

 잠시만요! 제가 평소에 죄지은 것이 많아서 오늘은 부처님께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.

왜냐구요? 평소에 죄지은 것이 많아서 그렇습니다.ㅎㅎ

무슨 죄냐구요? 맨날 이렇게 짓궂게 장난친 죄죠!ㅋㅋㅋ

자~ 이거 꺽어 드릴테니까 따가운 햇살에 양산이 될 것입니다.

괜찮아요!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빨 드러내 놓고 실없이 웃지만 않으면 정상으로 보니까요!  

 이 비포장 언덕길을 넘으면 제가 숨겨 놓은 보물들이 기다리고 있답니다.

불편하더라도 조금만 참아요!

이래뵈도 제 경운기는 CRDI 커먼레일 직분사 디젤엔진을 장착한 4륜구동 오픈카입니다.

덜컹거리니까 엉덩이에 짚단 깔고 앉고,

새끼줄로 된 안전벨트나 꽉 동여 매세요!  

 보세요! 구절초도 님을 활짝 반기잖아요!

 들국화도 활짝 피었네요! 국화주도 담궈 드실래요?

국화주는 트림해도 향이 아주 좋답니다.

이그~ 아까 봉침 맞고나서 벌을 이 아름다운 꽃에다 버리면 어떡해요?

 자작나무 숲은 벌써 가을 속옷을 입었네요!

겉옷까지 입으면 얼마나 이쁜지 모르죠?

나무나 사람이나 속옷 입었을 때가 가장 설레인답니다. 

 이 꽃이 무슨 꽃인지 모르죠? 저도 몰라요!

기냥 이뻐서 심어 놓아 봤어요!

이 곳에는 온통 들녘에 이름모를 야생화로 가꿀겁니다.

 

제가 키우고 있는 갈대랍니다.

이 갈대가 얼마나 키우기 쉬운지 모르죠?

그냥 내버려 두면 됩니다. 농약도 필요 없고 저처럼 게으른 사람에겐 아주 제격입니다.ㅋㅋㅋ

 

저 따라서 여행하시느라 배가 고프죠?

조금만 기둘려요!

제가 아주 맛있는 것을 구해 올께요! 

 자~ 바로 이겁니다.

오늘의 특별 메뉴입니다.

사마귀 바베큐 드셔 보셨나요?

뭐해요? 빨리 불 지피고 싸리나무 작대기 구해서 사마귀 똥구녕으로 쑤셔 넣고

빙글빙글 돌려야죠!

오늘은 이 곳에서 사마귀 바베큐도 먹고 디저트로 메뚜기를 구워 먹는 겁니다. 

보세요! 춘양목 숲을 참 잘 가꾸었죠?

톱질 낫질 하느라 얼마나 뺑이 쳤는지 모르시죠?

거 봐요! 시원한 바람이 이마에 땀을 식혀 주니까 좋잖아요!

 

10월의 어느 멋진 날의 데이트 어땠어요?